친애하는 여러분께 드리는 불평등의 해부
친애하는 여러분,
오늘은 저명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께서 저술하신 『21세기 자본』을 중심으로, 현대 자본주의가 재생산하는 불평등의 구조를 분석하고자 합니다. 이 글은 경의를 표하며, 동시에 한 조각의 시니컬한 성찰을 담아낸 것입니다.
자본수익률 > 경제성장률: 불평등의 공식
피케티께서 제시하신 핵심 명제—자본수익률(r)이 경제성장률(g)보다 높게 유지될 경우, 자산은 노동보다 빠르게 축적되며 불평등은 심화됩니다—는 단순하면서도 경악스러운 진실을 드러냅니다. 이 식은 현대 자본주의가 내포한 구조적 불균형을 투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는 계층 간 부의 분리와 ‘세습 자본주의’의 부활을 의미하며, 무능한 자산 상속자가 유능한 노동자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모순을 낳습니다.
혹자는 이를 경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하겠지만, 이 자연은 일부에게만 따사로운 햇살을 내리쬡니다.
자본은 세습되고, 기회는 조작된다
피케티께서는 18세기 유럽의 귀족적 세습 구조가 21세기에 들어 다시금 강력히 복귀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상속을 통해 다수의 자본이 이전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노력과 창의성보다는 출생과 혈통이 경제적 성패를 결정짓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자본주의가 스스로를 민주화한다고 믿었던 이들에게 주어진, 통렬한 배신과도 같습니다. 노력을 통해 계급을 뛰어넘는다는 '아메리칸 드림'은 사실상 증여세와 소득세 정책에 따라 결정되는 '조세 테크닉의 꿈'일 뿐이라는 사실에 이르면, 우울한 현실은 더욱 또렷해집니다.
자산 경제의 미소와 그림자
오늘날 자산은 단순한 축적의 수단을 넘어서, 사회적 지위를 규정짓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부동산, 금융자산 등은 개인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왜곡되어, 실질적인 생산보다는 투기와 자본이득의 게임이 중요한 경로로 자리잡았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자산 중심의 경제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가? 피케티께서는 이 자본주의의 비대칭성을 ‘과거로의 회귀’라 경고하시며, 진보가 아닌 퇴보의 길이라 분석하십니다.
해법은 존재하는가, 혹은 ‘의지의 유무’에 달려 있는가
피케티께서는 누진적 소득세 및 자산세의 국제적 도입을 제안하십니다. 이는 자산 집중을 완화하고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기술적 복잡성보다 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조세 회피, 국제적 금융망의 비협조적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 ‘부자들의 로비’가 이러한 시도를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불평등의 해부’는 단순한 경제학적 분석을 넘어서, 정치적 철학과 윤리적 선택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우리가 어떤 사회를 지향하는가에 따라, 피케티께서 제시하신 해결책은 ‘혁명적 이념’이 될 수도, 혹은 ‘실현 불가능한 몽상’으로 치부될 수도 있습니다.
친애하는 친구 여러분,
자본은 언제나 익숙한 얼굴로, 그러나 점점 더 낯선 구조로 우리 삶에 침투합니다. 토마 피케티께서 던진 질문은 단순히 과거에 대한 분석이 아닌, 미래를 위한 성찰의 계기입니다. 그분의 통찰은 불편하면서도 필수적인 ‘진실의 거울’을 우리 앞에 드리웁니다. 그 거울 앞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얼굴을 마주하게 될까요?
공손히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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